사회적 자본으로서의 공적 네트워크: 안산시 고려인 밀집 거주지역 사례 연구

『슬라브학보』39권 제4호, 61-90.

한국으로 이주한 고려인들은 가족과 친지로 구성된 사적 네트워크를 통해 연대감, 안정감, 그리고 일자리 정보와 같은 사회적 자본을 얻는다. 한편, 고려인들이 거주국 사회 내에서 고려인을 지원하는 기관과 단체들로 이루어진 공적 네트워크와 긴밀히 연결될수록 이들이 거주지 사회에서 획득할 수 있는 사회적 자본도 더욱 증가하게 된다. 본 논문은 사회적 자본의 개념을 바탕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고려인 밀집 거주지역인 경기도 안산시에 거주하는 고려인의 정착을 지원하는 공공기관, 교육기관, 종교단체, 고려인 지원에 특화된 단체, 그리고 고려인이 설립한 단체 등으로 이루어진 공적 네트워크의 형성과 역할을 분석한다. 또한 고려인들이 이러한 공적 네트워크를 인식하고, 제공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양상을 살펴본다. 안산시는 외국인을 지원하기 위한 정비된 물적·제도적 인프라를 기반으로 고려인을 지원하는 공적 네트워크가 비교적 잘 형성되어 있는 도시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적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단체들에 대한 고려인들의 인지도에 비해서 실제 단체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이는 많은 고려인이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지 못해 공적 네트워크에 접근하고 연계되는 과정에서 언어적 장벽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러시아어로 정보를 제공하고, 고려인의 문화적 정체성을 공유할 수 있는 고려인 지원에 특화된 단체에 대한 고려인의 인지도와 이용 경험이 높게 나타난 점은 이를 방증한다. 따라서 안산에 형성된 공적 네트워크를 이루는 지원 기관들이 자신들이 지닌 자원을 고려인들과 효과적으로 공유하기 위해서는, 조선족과 구별되는 고려인의 언어적·문화적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 이와 함께 안산시 고려인들의 안정적 정착과 장기적인 사회통합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고려인의 이해관계를 선주민 사회에 대변할 수 있는 고려인 주도의 단체가 공적 네트워크의 핵심 구성단위로 자리 잡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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