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이집트와 요르단이 가자지구 피난민 수용하는 방안 제시
황의현 (아시아연구소)
15개월간 이어지던 가자지구 전쟁이 2025년 1월 19일 하마스와 이스라엘 정부가 휴전에 합의하며 일단은 중단되었다. 1월 27일 이스라엘 당국은 가자지구 피난민의 귀환을 허가했으며, 하마스는 1월 29일 약 50만 명이 북부 가자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가자지구의 주택 92%가 파괴되었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가더라도 거주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외신들은 피난민들이 피난 생활이 더 길어지지 않는 것에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지구를 영원히 떠날 것을 두려워하는 것과 달리, 1월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가 완전히 파괴되었기에 이집트와 요르단에 주택을 건설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 약 150만 명을 일시적으로 또는 영구적으로 수용할 것을 제안했다. 가자지구가 완전히 파괴되었기에 재건이 필요하며, 오랜 갈등을 끝내기 위해서는 무언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집트와 요르단 정부는 트럼프의 제안을 즉각 거부했다. 두 국가는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는 팔레스타인인의 영토이며, 팔레스타인인을 다른 곳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만이 갈등의 유일한 해법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전문가들은 팔레스타인인의 이주는 팔레스타인과 아랍 국가들이 요구한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며, 이스라엘 건국 이후 발생한 팔레스타인인의 대규모 이주 사태를 반복하는 것일 뿐이라고 우려했다. 팔레스타인인이 대규모 유입되면 이집트와 요르단 경제에 더 큰 부담이 가해질 뿐만 아니라 이집트와 요르단 안보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분석된다. 이집트와 요르단 정부가 팔레스타인인을 받아들이면 이스라엘에 굴복해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공식적으로 포기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것이며,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극도로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
예상되었던 대로 트럼프는 취임하자마자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24년 5월 바이든 행정부는 민간인에 대한 폭격을 규탄하며 2000파운드급 폭탄을 이스라엘에 제공하는 것을 보류했지만, 트럼프는 다시 보내기로 결정했다.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정착민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제재도 해제했다. 취임 후 처음 만날 해외 정상이 베냐민 네타냐후일 정도로 트럼프는 이스라엘과 네타냐후에 우호적이며, 트럼프의 이러한 입장은 앞으로 진행될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영구 종전을 위한 합의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