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중부의 소금 사막

 

수자원 위기, 이란이 치르는 또 다른 전쟁

황의현(아시아연구소)

이란은 전쟁 중이다. 미국과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심각한 물 부족 사태와도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란은 2025년에 강수량이 평년보다 90% 감소하고 수도 테헤란 인근의 댐이 바닥을 드러내는 등 5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을 겪었다. 그러나 최근 물 부족 위기는 건조한 기후와 기후 변화만이 원인이 아니다. 이란의 물 부족 사태는 상당 부분 인간이 만든 문제이기도 하다. 경제 제재 속 국제 무역이 제한된 상황에서 식량 자급을 위해 농업 용수 수요가 크게 늘어 담수 사용량의 80%가 농업 용수로 사용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나 막대한 농업 용수는 비효율적으로 소비되고 있다. 증발량을 고려하지 않은 관개수로와 비효율적인 물 분배 시스템으로 인해 농업 자급은 지하수 고갈과 토양 염류화 문제를 초래했다.

2026년 2월 전쟁이 발발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기반 시설을 공격하기 시작하면서 물 부족 위기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진다. 종전 협상이 최종적으로 실패해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했던 대로 미국이 이란의 국내 기반 시설에 대한 전면적 폭격에 나설 경우, 댐, 상하수도 시설, 발전소, 송전 시설이 파괴되면 물 공급이 중단된다. 폭격으로 시설 가동이 중단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시설 자체가 완전히 파괴된다면 이란의 물 부족 사태는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악화될 수 있다.

수질 또한 전쟁으로 영향 받는 요소다. 공습으로 원유 저장 시설과 산업시설이 파괴되며 유해물질이 대량으로 대기 중에 확산되었고, 이란 일부 지역에서는 유해물질이 섞인 ‘검은 비’가 내리기도 했다. 오염된 비는 땅으로 스며들어 지하수를 오염시키게 된다. 폭격과 화재로 발생한 중금속, 발암물질, 화학물질 또한 토양에 침투해 지하수와 하천을 오염시킨다. 한편 해상에서는 공격 받은 유조선과 유조시설에서 누출된 원유가 바닷물을 오염시켜 해수 담수화 능력을 저하하는 문제도 발생한다.

전쟁이 장기화되고 봉쇄와 제재가 해제되지 않는다면 파괴된 수자원 기반 시설 복구도 늦어지고, 물 부족 문제도 더욱 심화될 것이다. 이미 이란은 2025년 12~2026년 1월 경제난에 따른 대규모 시위를 겪었다. 전쟁으로 정권이 크게 약화한 상황에서 물 부족이 새로운 위기 요인이 되어 사회적 불만을 격화시킨다면 이란 사회는 더욱 불안해질 위험성이 크다.